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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4일 일요일

주말에는 뭐하니?

사람들이 지나치다 간혹 나에게 묻는다. 주말에는 뭐하냐고...
특히나 금요일 오후엔 교수는 나에게 습관적으로 물어본다. 그냥 인사 말이긴 하지만...
막상 매번 같은 대답만 하기가 그렇긴 하다.

이번주에 대대적인 오피스 이동이 있어서 나도 새로운 사무실을 받았다.
그래서 주말에 이사 하겠다고 말했더니...'오..그럴필요 없다..월요일 출근해서 해도 된다' 라며 정색하며 말했다.
뭐..굳이 이사뿐 아니라 요즘 디버깅이 한창이라 스케쥴에 쫓기고 있는 처지인지라 주말에 밤을 새도 부족할 판이다.

금요일 저녁에 또 냉동식품으로 저녁을 때우려고 키친에 있는데 요나스가 집에 가면서 말한다.
'넌 저녁에 일하는거 좋아하냐?' 이게 먼 소리임?? 왜?
'넌 맨날 늦게 남아서 일하더라...' 허거덩...뉭미 애들은 내가 좋아서 밤 늦게 남아 있는 줄 아는가 보다.
허긴 걔들에게는 그 외의 목적이란 존재 하지 않을 테니... 그래서 ㅈㄴ 부럽다...부러우면 지는건데..ㅠㅠ

세상에서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물론 잠시나마 일의 재미에 빠질 수는 있겠지만 회사 생활 십년 해본 사람치고 일 좋아하는 사람 극히 드물다. ㅡㅡ;; 몰라 또 엄청 잘 나가시는 분들이나 자기 사업 하는 사람들은 나름 묘미가 있을 수도 있는데 역시 남의 회사에서 일해서 월급받는 머슴 치고 일하기 좋아라 하는 사람 읍다.

그런데도 왜 난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건가? 일 중독? 워크홀릭? 걔네들 생각에는 그렇겠지만...
그렇게 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사회에 벌써 훈련되어 있는 탓인지... 늘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한다. 나라고 어떤 가치가 우선하는지를 모르는건 아니다. 항상 책으로 배우고 ㅡㅡ;; 느끼고 살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든 개인의 안전을 자신의 역량에 내팽겨쳐주는 대한민국의 백성으로 난 죽어라 일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 돈없으면 병원에서 치료는 커녕 내 쫓길테고 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도 못할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들은 아파도 일터로 일터로...

반면 젊은 부호들은 은퇴하여 일도 안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그런 얘기하면 분명 네가 열심히 해서 너도 돈 많이 벌어 은퇴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럼 하루 아침에 난 게으른 루저가 된다. 평생 일요일에 제대로 쉬어보지도 못한 난 루저...영리하지 못해 의대대신 공대를 선택한 루저...정치인들 말에 속아 공학도가 된 루저...교과부 장관들은 과학기술이 한국의 미래라 외치면서 정작 자식들은 법대 보낸다. 하지만 착한 대한민국 사람들은 시스템에 대해 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들 소주 한잔에 자책만 늘어갈 뿐이다. 내가 못난 탓이니...여러사람 고생시키는구나...

그래...어머니 생신인데 타국에서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내가 정말 루저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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