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내가 떠난다고 하자 한국 여자아이를 입양 한 교수님 한분이 새해 맞이 카드를 한장 쓰고 싶다고 나에게 번역을 부탁하셨다. 원래 아이의 엄마는 없고 친권이 할머니에게 있는데 영어를 못하셔서 한글로 써야할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입양 기관에 부탁을 하면 되지만 번거롭고해서 직접 보낼 생각인 것 같았다.
자세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사실 같은 국민의 입장으로 부끄러운 부분을 물어보기가 쉽진 않다. 너네는 너네 나라 사정도 모르냐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을 듯 해서 이다. 간혹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스웨디시를 잘 하는 한국 청년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 2세이거나 혹은 입양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스웨덴에 입양된 한국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서 겠지만 무엇보다 다른 자식 더우기 다른 인종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다는 것은 부모로나 자식으로나 상당한 위험이 있는 부분이다. 모 프랑스인이 한국 아동 입양을 한국 내에 후원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모국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는가? 하는 당연한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긴 하지만 그것이 외국인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더욱 부끄러운 것이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이기적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사람들 개개인은 인정이 많고 친절하지만 전체 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소수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냉담하다. 그래서 모두들 주류에 들지 못할까 늘 스트레스를 받으며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어느 사회에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인데 한국에서는 그것들을 부인하고 숨기려고 한다. 늘 보기 좋은 것들로 기사를 채우는 신문들이나 성과에만 집착하는 정부만 있을 뿐이다. 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경제국이라 외치고 다니면서 가난한 나라에 원조에는 짜다. 한국에도 아직 밥 못먹는 사람많다는 이유로...하지만 경제난을 핑계로 정작 국내 밥 못먹는 아이들을 위한 급식비부터 먼저 절감하는게 현 주소이다.
스웨덴에 있는 동안 느낀 것은 선진국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사람들 생활은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밥을 못먹거나 집이 없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한국 처럼 매일 외식하고 술을 퍼 부으며 사는 사람은 없다. 주말에 바라도 가면 술값이 비싸서 몇잔 마시면 부담된다. 물론 음식값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비가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소득에 많은 부분을 직간접세로 내다 보니 그런것 같다. 하지만 이 나라는 매해 많은 돈을 아프리카 원조에 쓰고 있다. 빈민국들은 선진국들의 무차별한 자연 개발로 인한 자연 재해를 겪고 있으며 자본에 의해 인권을 유린 당하고 있다. 바에서 한잔 마시는 맥주 한병이면 어린 아이 한명이 보름을 먹고 살수 있는 식량을 살수도 있다.
스웨덴 사람들의 큰 생각의 흐름은 사람은 같다는 것이다. 약간의 이 커뮤니즘적인 생각이 우리나라의 우익 세력을 자극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곳에선 우리나라 정치인 같은 생각을 했다가는 몰매맞기 쉽다. 이곳 지방 시장이 지역 사회 기업가에게 개발 제한 구역에 건설 허가를 내주었다가 이슈가 된 일이 있다. 문제는 불법적인 인허가가 아니라 그 시장 발언에 있는 데, 그가 사회에 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얘기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이 생각에 이곳에서는 너무나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일을 하는 사람이든 안하는 사람이든 인권은 같다. 그들에게는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나 부모가 없이 자라는 한국의 어린아이나 자기 자식과 같은 아이들이다.
부모가 도장을 찍으면 바로 다음날이면 픽업해서 데려 올수 있다는 교수 말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과연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삼성, 엘지를 외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울때 그들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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